제목   |  윤증현 장관-이창용 단장의 영어관 작성일   |  2011-01-05 조회수   |  4509

‘용감한 영어’ vs ‘완벽한 영어’… 둘 다 맞습니다.

“(영어보다는) 전문성, 콘텐츠에 대한 공복감에 시달렸다.”(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의 역사와 문학을 모국어 수준으로 (영어로) 설명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이창용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

G20 회의의 주역인 윤 장관과 이 단장의 영어관()이다. 내용과 수단(영어)이 다 중요하다는 얘기지만 방점은 다소 달랐다.

G20 재무장관회의 의장을 지낸 윤 장관은 3일 기자단 오찬에서 “서양 사람들도 안면을 익히면 된다. 경륜 경험 배짱이 쌓여야 한다”며 영어 외적인 요소를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유창하지는 않지만 용감하게 들이대는 영어’로 유명하다. G20 회의 때 호주 재무장관에게 발언시간을 2배로 주겠다는 의미로 “유 캔 유즈 더블(You can use double)”이라고 말해 회의장에 폭소가 터졌다. 급하게 발언권을 요구한 터키 장관을 가리키며 “S.O.S를 치네요”라고 했더니 영어의 종주국인 영국 장관이 웃으면서 “S.O.S는 그럴 때 쓰는 표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1 대 19’로 버티는 중국 측에 “(그러면) 너 죽고 우리 죽고 다 죽는다(You die, we die, all die)”는 한국식 영어를 구사해 분위기를 반전시킨 일화도 있다. 영어 구사력보다는 실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내용물인 지식과 콘텐츠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반면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인 이 단장은 ‘완벽한 영어’에 무게를 좀 더 싣는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싱가포르는 작은 나라지만 국제사회의 오피니언 리더 모임에 꼭 낀다. 완벽한 영어가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석에서 “일부 사무관들은 나이 든 국장급보다 영어도 못하고 글로벌 감각도 떨어지더라. 이런 공무원들을 해외로 보내 제대로 공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대로 ‘G20 세대’를 세계 일류국가의 주역으로 키우려면 콘텐츠와 영어 실력을 모두 갖춘 양수겸장의 실력자를 체계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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